박근혜, 오블리제 없는 노블레스의 대표.
마골산(woorisan), 2004/07/30 오전 11:09:10
"노블레스 오블리제"(Noblesse Oblige)란 '고귀한 신분에 따른 윤리적 의무'를 의미한다.
초기 로마의 왕과 귀족들은 평민보다 앞서 솔선수범과 절제된 행동으로 국가의 초석을 다졌다. 특히 포에니 전쟁때에는 전쟁세를 신설, 재산이 많은 원로원들이 더 많은 세금 부담을 감수했다.
그들은 제일 먼저 기부를 하기 위해 경쟁적으로 수레에 돈을 싣고 국고에 갖다 바쳤다.이것을 본 평민들도 앞다퉈 세금을 내게 됐다.끊임없는 전쟁으로 국고가 바닥이 나자 전시국채를 발행, 유산계급과 원로원 의원 및 정부요직에 있는 사람들만 구입토록 했다.
평민들에겐 전비 부담을 요구하지 않은 것이다.또 평민들보다 먼저 전쟁터에 나가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쳤다.
이같은 "노블레스 오블리제"(Noblesse Oblige) 미덕은 중세와 근대 사회 에서도 조직을 이끄는 리더십의 표본으로 간주됐다.
그렇다면 우리의 경우는 어떠한가. 지난 반세기 동안 우리 사회에서도 급속한 산업화의 결과 현대식 상층 집단이 형성돼 왔다. 하지만 한국의 상층은 오히려 `오블리제 없는 노블레스', 즉 `의무를 망각한 신분 집단'에 가깝다.
우리 상층의 이런 특성은 무엇보다 돈과 권력을 획득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한국식' 천민문화에 기인한다. 이 천민문화는 기실 `천민적 졸부'의 문화이며, 이들에게 오블리제란 경제적 낭비이자 사회적 과시에 불과한 것으로 여겨져 왔다.
그들은 친일반민족행위, 독재정권과의 결탁, 원정출산, 병역기피, 세금포탈, 부동산투기, 뇌물수수, 불법자금세탁 등등 온갖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상층의 자리를 꿰차고 앉아 기득권지키기에만 몰두했다.
과정이야 어찌됐든 박근혜 역시 아버지 덕분에 '퍼스트레이디'까지 지낸 고귀한 신분이다. 지금은 아버지가 총칼로 강탈하고 물려준 정수장학회의 이사장이자 대한민국 제1야당의 대표이며 유력한 대권주자다.
참으로 고귀한 신분이 아닐수없다.
하지만 거기까지다. 박근혜는 가장 가능성있는 대권주자까지가 한계다.
박근혜가 대통령이 되기위해서는 쿠데타와 독재로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수십년간 답보시켰던 아버지 박정희를 뛰어넘어야만 한다.
하지만 그는 그것을 거부한다.
친일의 진상도 정치적 의도가 있다는 핑계로 거부한다.
독재권력에 의한 억울한 죽음에 대한 조사도 끝내려 한다.
아버지가 강탈했던 정수장학회도 돌려주기를 거절한다.
박근혜는 자신의 역할이 거기까지라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유력한 대통령후보까지 지낸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만족할만한 일일뿐더러,
고귀한 신분상의 특혜와 경제적 부와 사회적 위세는 언제까지나 영원할테니까.
무엇보다 확실한 사실은,
친일파와 군사쿠데타를 통한 독재하에서 성장한 천민적 상류층에게서 노블레스 오블리제를 기대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기 때문이다.
2004-08-04 14:03: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