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면초가 공시족 고민 점점 커져
양대 공무원 노조 투쟁 결의대회
“솔직히 계속 준비하는 게 맞는 건지 회의감이 생깁니다.”
지난해부터 일반 행정직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고 있는 박모(27)씨는 최근 공부 의욕이 부쩍 떨어졌다. 공무원 채용 인원 감축 및 임금 동결 소식 때문이다. 공무원 인기가 예전보다 시들해졌다고 하지만, 여전히 시험 준비생이 많은데 인원을 줄이겠다는 윤석열정부의 기조로 채용문이 더 좁게 느껴진다. 그는 10일 “요즘 나오는 얘기를 들어보면 물가는 계속 오르는데 공무원 급여는 거의 오르지 않을 것 같다”면서 “밥벌이도 안 되는 수준일까 봐 걱정된다. 다음 시험에서 떨어지면 대기업 취업을 준비할까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한모(30)씨는 최근 노량진에서의 수험 생활을 정리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컵밥’으로 대표되는 저렴한 물가의 노량진 상권도 최근 물가상승의 여파로 인해 생활비 부담이 커졌고, 공무원 직업 자체의 이점도 예전보다는 크게 줄었다는 판단에서다.
현직 공무원들의 반발 움직임도 확산 중이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전공노)과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공노총)은 이날 오후 2시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인근에서 ‘공무원노동조합 총력투쟁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전호일 전공노 위원장은 “국가재난으로 공무원 조합원들은 비상대기에 수해복구 등에 매진하며 국민의 삶을 책임졌다. 정부가 돌려준 것은 물가 대비 사실상 임금 삭감과 인력감축 등 푸대접이었다”고 비판했다. 노조 측은 결의문을 통해 “공무원 노동자들의 요구는 특별하지 않다. 물가상승률에도 미치지 못했던 임금을 올려달라는 것이며, 죽지 않고 일할 수 있도록 인원을 충원해 달라는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