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공병선 기자] 공무원 인원감축 소식과 대통령실 9급 사적채용 논란에 일선 공무원들의 불만이 들끓고 있다.
지난 12일 행정안전부(행안부)는 국무회의에서 '정부 인력운영 효율화 방안'을 통해 매년 공무원 정원을 1% 감축하겠다고 밝혔다. 불필요한 인력을 재배치해 효율성을 극대화하겠다는 취지다. 이명박 정부 당시 99만명이던 공무원은 문재인 정부 들어 116만3000명까지 늘어난 바 있다.
하지만 일선 공무원들은 업무량 증가 가능성에 불만을 표했다. 지난 5년 동안 과로사한 공무원이 113명 발생할 정도로 일선 공무원들의 노동강도는 높은 상황이다. 30대 지방직 공무원 A씨는 "코로나19 때 공무원들이 방역과 대통령선거까지 치렀다"며 "이런 상황에서 인력이 늘어나지 않는다면 남아 있는 공무원들이 더욱 고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무원들의 연봉도 동결되는 기류다. 공무원노동조합은 최근 임금 7.4% 인상을 요구하며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결의대회를 벌이고 있다. 하지만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장관은 지난달 28일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단 간담회에서 "과도한 임금 인상은 고물가 상황을 심화시킨다"고 말했다. 민간에 임금 인상을 언급한 만큼 공무원들의 임금 동결 가능성도 높아지는 셈이다. 이미 정부는 2009년과 2010년 2년 연속 공무원 임금을 동결한 바 있다.
공무원 준비생들 역시 불만인 상황이다. 인원감축 기조로 인해 신규채용 규모 감소가 불가피한 데다 최근 윤석열 정부의 대통령실 9급 사적채용 논란도 불거졌다. 윤석열 대통령과 개인적 친분이 있는 강릉 소재 통신설비업체 대표이자 강릉시 선관위원인 우모씨의 아들이 대통령실 사회수석실 9급 공무원으로 채용된 사실이 밝혀졌다. 아울러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원내대표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아버지와 아들은 별개"라고 말하며 공무원 준비생들의 분노는 더욱 커졌다. 20대 공무원 준비생 B씨는 "7급 3호봉이 월급 200만원을 받는 등 박봉임에도 공무원을 도전하는 이유는 시험이 공정할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라며 "이 같은 정부의 행보는 실망만 안겨준다"고 말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관계자는 "물가상승률만큼도 임금이 오르지 않는 상황이라 공무원들의 사기가 떨어져 있고 공무원들이 언제까지 희생만 해야 하는지 의문이다"며 "향후 용산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집회를 여는 등 투쟁 강도를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