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공무원 응시율이 최근 20여년간 가장 낮아 공직에 대한 선호도가 예전같지 않은 가운데 치열한 경쟁률을 뚫고 공직에 입문한 새내기 공무원 중에서도 1년안에 그만두는 인원이 적지 않은 것으로 밝혀지는 등 공직에 대한 인식이 빠르게 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세종시에 따르면 지난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간 전체 신규 임용자 331명 가운데 4.8%인 16명이 1년안에 공직을 떠났다.
20명에 1명꼴로 그만둔 셈이다. 일반 기업과 직접적인 비교가 어렵지만 직업적 안정성과 평생직장 개념이 강한 공직사회를 고려할때 적지 않은 숫자라는게 공직사회의 시각이다.
연도별로는 2019년 132명의 임용자 가운데 6.1%인 8명이 그만뒀고, 2020년에는 104명의 임용자 가운데 3.8%인 4명이 1년안에 떠났다.
또 지난해에는 95명의 신규 임용자 가운데 4.2%인 4명이 그만 둔 것으로 집계됐다.
연도별로 다소의 등락이 있지만 20명 가운데 평균 1명이라는 숫자에 대해 공직사회는 놀라는 모습이다.
세종시 한 관계자는 "예전에는 공직에 들어오면 아주 특별한 경우외에는 그만둔다는 생각을 하지 않는게 일반적인데, 이렇게 생각보다 1년안에 공직을 그만두는 임용자가 많다는 사실이 놀랍다"고 말했다.
이처럼 선망의 직종 가운데 하나인 공무원을 1년안에 그만두는데에는 여러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공직의 가장 큰 메리트라고 할 수 있는 공무원연금 수령액이 갈수록 줄어 국민연금수준으로 낮아지고, 대기업과 비교해 낮은 임금수준, 그리고 갈수록 강도가 심해지는 대민업무 등이 주 요인 으로 분석되고 있다.
여기에 사기업에 비해 아직도 경직된 공직사회 문화와 사기진작과 동기부여의 가장 요인이 되는 승진의 문이 좁다는 것도 젊은 공직자들의 마음을 잡아두지 못하는 원인으로 제기되고 있다.
더욱이 최근에는 새정부들어 긴축재정을 위해 공무원 임금을 동결할 것이라는 소식도 젊은 공직자들의 마음을 우울하게 만들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공직 2년차 공무원은 "막상 공직에 들어와 보니 공직에 들어오기 전에 생각했던 것과는 너무 다른 상황을 참고 견디는 것보다는 일찌감치 다른 방향으로 진로를 트는 것이 낫다고 생각하는 동료들이 적지 않다"고 전했다.
세종시의 한 중간 간부급 공직자는 "아직까지는 공직에 들어오고 싶어하는 취준생들이 많지만 이런 구조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응시율 감소와 이직률 증가 등은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며 "달라진 세대에 맞춘 공무원사기진작 대책 등이 마련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세종 / 김정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