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여름 개값 파동으로
"쭉쟁네보양식당" 매상 죽쑤는 바람에 건물세를 체납한지라,
울며겨자먹기로 비싼값에 계약기간을 연장하여
팔다남은 개수육을, 손님들 눈치못채게 살짝 새로 손보고,
쐬주와 밥풀, 설탕 알맞게 혼합한 동동주에,
파전부쳐서 성황리에 영업중이랍미더!!
더하여.
근계시하 주왕산 단풍이 가히 절정인지라
이 가을이 다 가기전에, 우리 님들 욜로 왕림하시믄~!
제가 파전에 동동주를 저렴한 가격으로다가~~
계절도 어느덧 가을이 깊어진지라
단풍놀이 온, 돈 잘씨는 손님덕에 그런대로 매상을 올리다가
주변을 둘러보니, 지난여름 개수육장사 개업 때부터,
뒈질만큼 고상혀 온, 초췌한 마눌이 눈에 띠길래
미얀한 생각이 들어,
"보양식당 하루 문닫고 단풍놀이 가자"며 부추겼다요!!
그저께는, 동동주1병 챙기고
개수육 한접시 싸들고 황송하리만치 고운 단풍 손짓하는,
주왕산입구에 도착하여 마눌은 입장표 사고,
내는 급히 화장실가서 소변 봤는데~~!!
어느 책에서 본
"거시기 좋게 할라믄 소변볼 때 뒷발 들어라"는
글이 생각나서 지난 여름 팔다남은,
쉰내나는 개수육 복용하여
어제부터 설사중이라는 사실 망각하고
아무 생각없이 뒷발에 씸을 강력히 실어줬더만~
이런 낭패가~~!!,
앞뒤로 대소변이 한꺼번에, 쫘르르륵~!
때마침 주변에 아무도 없음을 다행으로 여기며
급한 맘에 대변실 들가서 응급조치후 노빵쑤 차림으로 산행을~~
깎아지른 바윗길 주왕봉을 거쳐
서럽도록 고운 단풍 절정을 이룬, 후리메기 계곡을!!
장엄한 용추폭포를 지나
월악산 영봉과 너무나도 닮은 가메봉을~~
전기없은 원시마을 내원동에 들렀다가,
가도가도 끝없는 미끈한 소나무숲, 금은광을 거쳐
출발한지 일곱시간 더하기 반만에,
경북의 후미진 산골, 자그마한 산이
왜 국립공원이어야 하는지를 웅변해 주는,
장군봉 정상에 서니~~~
눈과 맘은 더없이 즐거운데~
뒤도 안돌아보고, 쫓기듯 내달리는 마눌 따르다 보니
노빵쑤차림의 큰 엉디와 실한 허벅지살이
땀에 절어 뻣뻣해진 청바지와, 피가 나도록 부대끼는 바람에~~
사타구니부문이 몹시도 쓰리고 따가와서,
어그적거리며 돌아오는 하산길이
왜 그리도 멀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