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잔인한 4월…특근·철야·숙직 '녹초 死月'
'우리는 슈퍼맨이 아닙니다.'
꽃피는 4월이 공무원들에게는 잔인한 4월이 되고 있다. 17대 총선이 끝나자마자 산불예방 캠페인, 총선관리업무, 지역 현안 챙기기 등에 동원돼 몸이 몇개라도 모자랄 지경이다. 이들에 따르면 월요일에는 차량통제, 화요일에는 지역사고 예방으로 밤을 새우고, 수요일에는 숙직, 목요일에는 선거 관련업무, 금요일에는 지역 업무 챙기기, 주말에는 산불 비상대기로 한주일을 보낸다는 것이다.
전남도의 경우 15일 투표가 끝나자마자 도내 22개 시·군 산불예방 관련 공무원과 공익요원 등 2만여명에게 산불감시 등을 위한 정상 근무를 지시했다. 오전 9시까지 투표를 모두 마친 뒤 도내 주요 산에 설치된 산불감시초소와 산불 취약지 등에서 현장근무를 하도록 한 것이다.
다른 시·도도 마찬가지다. 강원도와 경남도 시·군 공무원들에게 산불감시 등을 위한 정상 근무를 지시했다. 이에 따라 각 시·도와 공무원노조 홈페이지 등에는 하위직 지방 공무원들의 읍소섞인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전남도의 한 공무원은 "선거업무로 4주일 동안 하루도 못 쉬었는데 이제는 산불예방 캠페인 때문에 휴일에도 무조건 근무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남도의 한 말단 공무원은 "남들은 봄놀이·꽃놀이를 가는데 오늘도 숙직실에서 잔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충남도에 근무한다는 한 공무원은 "산불위험 경보가 내려진 상태여서 비상경계근무를 한다"며 "몸과 마음이 지칠 대로 지쳤다"고 말했다. 전남도의 다른 공무원 역시 "선거가 끝나 이제 좀 쉬려나 했는데 산불비상근무를 하라니 정말 4월은 잔인한 달"이라고 푸념했다.
[출처] 굿데이 정병철 기자 jbc@ho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