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여러분께 드리는 글
공직사회 개혁과 공정하고 투명한 인사행정 실현을 위하여 분연히
일어서고 자 이 글을 띄웁니다.
제가 올리는 글은 국가기밀도 아니고 기관의 비밀사항도 아닙니다.
시에서 그 동안 직원들과 투명한 인사행정을 하겠노라고 수 차례
약속했으니 여러분도 알 권리가 있는 것이며, 저 또한 여러분께 진실을
알려야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제가 이번 승진심사에서 탈락했다고
이런 글을 올린다고 오해하지 말아주시기 바랍니다.
저는 애초에 승진욕심을 버리고 이번 인사작업에 임했습니다.
그 이유는 이 글을 끝까지 읽어 보시면 이해가 되실 것입니다만
굳이 한두 가지 변명을 한다면
제가 인사업무를 담당하면서 근무성적 평정을 3번했는데
저는 나이 많은 분들과 여직원들의 승진을 위하여 양보하고
항상 7번 내지 9번을 받았습니다.
근무성적 평정시 과에서 올라오는 순위도 철저히 지켰습니다.
다면평가 역시 처음부터 끝까지 공정하게 하려고 최선을 다했습니다.
제 자신이 승진하겠다고 어떠한 유리한 상황도 만들지 않았습니다.
모든 과정을 자신있게 공개할 수 있습니다.
정말로 욕심이 있다면 남들처럼 이번 일을 그냥 넘기고 다음에 승진하면
되겠지요.
잘못된 인사 관행과 제도를 바로잡아 공정한 인사행정을 기하고자
나름대로 노력했습니다. 공정과 원칙은 제 소신이자 철학입니다.
저는 이번인사에 여성할당과 복수직렬의 형평성 문제를 해결하는 게
전체직원들의 불만을 최소화 할 수 있는 것이라는 생각하에 실무안을
제시했습니다. 그러나 저의 생각은 완전히 무시당했습니다.
먼저 7급 여직원의 승진에 관한 문제입니다.
이제는 다면평가와 노조대표의 인사위원회 참석이라는 제도가 있기
때문에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하여 저는 가장 가능성이 높은
A여사 카드를 제시했습니다. 그러나 부시장은 A여사를 끌어내리고
B여사를 독단적으로 끌어올려 결국 승진배수에 들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당초에 제시했던 A여사는 다면평가에서 상위점수를 받은 반면
B여사는 하위점수를 받았기 때문입니다.
가장 불만이 많은 복수직렬의 형평성에 관한 문제입니다.
저는 전문직렬중 총 근무경력이 20년이 넘었거나 현직급이 12년이상이
넘은 직원 모두를 포함하여 다면평가를 실시하자고 건의하였습니다.
농업직렬, 보건직렬, 환경직렬 중에 그런 분들이 있습니다.
그렇게만 한다면 행정직은 양보해도 좋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자치행정과장은 윗분들의 뜻이라며 거절하였고
부시장 또한 일언지하에 거절하였습니다.
다면평가 다음날인 2. 14(토) 지휘부에
다면평가결과를 보고하고 나온 자치행정과장은 저에게
특정인을 위하여 승진심사 기준을 만들라고 지시하였습니다.
저는 “객관적이고 공통적인 기준은 만들 수 있어도
특정인을 위한 기준은 만들 수 없다”고 거부하였습니다.
승진대상자를 사전에 찍어 놓고 짜 맞추기 위하여
실무자의 의견을 묵살하고 자신들의 의도대로 끌고 가기 위하여
“노조대표의 인사위원회 참석”이라는 단체협약과 승진순위 마저 지키지
않으려고 혈안이 되어있는 것을 보고 참다못한 저는 부시장에게
불의에 항거하는 심정으로 인사원칙이 없을 바에야
차라리 나도 승진시켜달라고 강력히 항의했습니다.
어차피 여직원 승진문제도 물 건너가고
복수직렬의 형평성도 지키지 않고 인사위원회도 파행적으로
운영되어 이런 상황에서는 더 이상 인사업무를 볼 수 없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너는 나이가 어리니 안 된다고 하였습니다.
자치행정과장의 의견도 같았습니다.
자기 자신은 사무관 승진 때 어떠했습니까?
제 나이도 벌써 39살입니다. 저도 인간인 이상 무척 섭했습니다.
자치행정과에서 8여년을 밤낮없이 청춘을 다 보냈습니다.
물론 자치행정과만 고생하는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처음엔 승진순위 1번도 나이가 어리다고 배제하려고 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행정자치부 인사혁신지침을 들어 순위는 지켜야 한다고
회의서류에 못을 박았습니다.
앞으로 나이순으로 소위 요직부서에 발령 내고 나이순으로 점수주고
나이순으로 승진하자는 얘깁니까?
젊은 직원들, 후배공무원들 누가 일하겠습니까?
저는 어느 개인을 비방하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인사원칙과 기준을 지켜야 한다고 역설하는 과정에서
일부 직원에게 피해가 있었다면 이 글을 통해 용서를 빌겠습니다.
여러분들이 “어린 사람은 부려만 먹고 승진은 나이순으로 해야 한다”는
것이 원칙이라면 인정 하겠습니다.
여러 동료와 선배공직자들을 만나서 상의도 했습니다.
모두들 참으라고 했으며, 나의 이런 행동에 겉으론 박수를 보내지만
속으론 비웃을 거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누가 뭐라 해도 비열한 조직에서 비굴하게 굴고 싶진 않습니다.
이번 인사사태로 여러 동료 직원들과 민간 인사위원들이 영문도 모른 채
치욕적인 일을 당하였습니다.
인사위원회가 연기되고 인사정보가 흘러 나가다 보니
서로간의 암투가 시작된 것입니다.
여기에 대한 가장 큰 책임은 인사위원회를 파행으로 이끈
부시장과 자치행정과장에게 있다고 생각합니다.
애당초 노조대표의 참관문제를 노조와 사전에 조율한 후에
인사위원회를 개최하라고 했는데 무작정 인사위원회를 개최해 놓고
나가라고 하니 누가 반발하지 않겠습니까?
2차 위원회 개최전날에도 노조 사무국장이 자치행정과장을 찾아와
노조와 참관문제를 사전에 해결한 후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자고
제의하였으나, 자치행정과장은 온갖 핑계를 대며 거절하였습니다.
또한, 인사위원장인 부시장과 양국장, 자치행정과장이 소신을 가지고
인사위원회를 충분히 주도해 나갈 수 도 있는데 민간위원을 방패삼아
참관문제를 거절하려는 얕은 꾀를 쓰다가 문제를 복잡하게 만들고
직원들간의 불신과 비방이 난무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아무도 여기에 대한 책임을 지려하지 않고 서로 책임을 전가하고
있습니다. 오직 인신공격을 당한 당사자들만 씻을 수 없는 불명예를
평생지고 가게 되었습니다.
기준대로 하면 아무 문제도 없는데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일부 직급의 승진인사를 투표로 결정했습니다.
누가 앞으로 인사위원들에게 로비하지 말라고 말릴 수 있겠습니까?
위에서 말씀드린 사항이외에도 제가 이 글을 올리는 이유가 또 있습니다.
소위 전체직원들의 인사와 복리후생을 책임지고 있는 자치행정과장이란
분이 아직까지 공무원노조조합원을 탄압하고 여성공무원의 출산휴가도
보장해 주 지 않는 고지식한 사람이란 것입니다.
자치행정과장은 부임 후 얼마되지 않아 노조간부인 고석민과 정은이를
타부서로 발령낼 것을 서무담당과 저에게 지시하였습니다.
저는 여러 가지 이유를 들어 과장님을 설득했습니다.
지난 2. 28 ~ 29 마산시에서 열린 공무원노조 자매결연 2주년 행사를
다녀온 뒤인 3. 2(화) 오전에는 저를 불러
“왜 자네가 노조원들과 어울리느냐”,
“인사담당자가 노조에 가입하게 되어 있느냐”며 역정을 내셨습니다.
저는 “자치행정과에서 7급 선임인 제가 자청해서 자치행정과의
대의원을 맡았습니다. 전체직원 568명중 513명의 직원이 조합원입니다.
그들과 함께해야 인사도 할 수 있고 서로 협의도 할 수 있으며,
조직도 이끌어 나갈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마인드로 일했기 때문에
그 동안 인사에 관한한 아무 문제가 없었습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자치행정과에 7급이 자네만 있어?
다른 사람이 하면 되잖아”라고 더 화를 내셨습니다.
이 얘기 당시에는 서무담당께서 함께 자리했었으며,
뒤에서 서무계 직원들이 모두 들었습니다.
1월 말경에는 우리과 여직원의 출산휴가가 보름정도 남았었는데
사무실이 바쁘니 출근을 시키라고 지시하였습니다.
그래서 제가 “법적으로 보장된 휴가인데 어떻게 출근을 시킵니까?
제가 집에 방문해서 한 번 상황을 알아보겠습니다.“라고 말했더니
“이 사람아! 전화해서 나오라고 하면 되지 방문은 무슨 방문이야”
참으로 기가 막히고 어처구니가 없었습니다.
자치행정과장이라는 높으신 분의 명령인데 어쩝니까?
과장 몰래 연금매점에서 애기 기저귀를 사들고 여직원 집에 방문했으나
차마 나오라는 말은 할 수 없었습니다.
그러자 며칠 뒤엔 이젠 애도 있고 사무실이 바쁜데 나오지 않는다며
타부서로 보내라고 종용하였습니다.
마침 인사통계작업이 출산휴가가 끝나는 2. 9 ~ 21까지 춘천에서 있기에
집에서 통계자료를 뽑고 있다고 말씀드리고 얼른 노트북과 통계자료를
가져다 주었습니다.
자신의 부인도 공무원인데 아주 쬐금이라도 인정이 있는 분이라면
어찌 이럴 수 있습니까? 어떻게 이런 분이 전체 직원들의 시어머니 노릇을
제대로 할 수 있겠습니까? 어떻게 이런 분을 직원들이 따를 수 있겠습니까?
불과 몇 달 전 까지만 해도 화기애애하고 즐겁게 일하던 자치행정과가
요즘 찬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직원여러분들도 느꼈을 겁니다.
여성 공무원 여러분!
여러분 모두의 문제일 수도 있습니다.
인사 때만 단합하지 말고 여성의 기본적인 인권조차 무시하는 행위에 대해
확실히 대처하시기 바랍니다.
이 글로 해당 여직원에게는 피해가 없었으면 합니다.
부시장 문제입니다.
물론 이분은 직원들의 고충과 애로를 잘 들어 주시는 편입니다.
그러나 문제가 되는 부분은 윗사람 또는 아랫사람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있습니다. 각종 인사정보는 이분께서 제일 많이 흘리고 다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개인간의 신의와 약속도 지키지 않았습니다.
그것으로 인해 조직원간의 갈등과 분열이 많이 생기고 있습니다.
어떤 의도에서인지 자치행정과장은 얼마 전부터 인사자료를 직접 챙기며
자신의 구상을 이루어 가고 있었습니다. 실무자가 해야 할 기본적인
업무도 다 챙기시니 저는 별로 할일이 없어 졌습니다.
어느 회식자리에서 “자치행정과장으로의 인사권을 최대한 발휘 하겠다”는
소신을 밝히신 것으로 아는데 제발 그 칼을 조직에 누가 되지 않게
휘둘렀으면 합니다.
직원여러분!
자치행정과장에게는 어떠한 인사권도 없습니다.
인사권은 시장 개인의 권한도 아닙니다.
인사권은 자치단체장에게 있습니다.
(단체장은 시장과 구분되는 개념입니다)
추천보직제 문제입니다.
솔직히 이번 추천보직제의 키는 자치행정담당이라는 것을 여러분도
잘 아실 것 입니다. 저는 그 분이 현직에 있으면 더 큰 타격을 입을 까봐
과장, 부시장께 향후 정세를 보고 드리고 소낙비 올 동안만이라도
잠시 공보담당으로 피신시켜드리자고 건의했었습니다.
그러나 자치행정과장은 “문제가 있으면 죽든 말든 대응은 본인이 하는
거고 내가 옷을 벗는 한이 있더라도 안된다”라고 거절하였습니다.
그 분 혼자서 대응이 되겠습니까?
매사에 해볼 테면 해보라는 식이었습니다.
뻔히 보이는 결과인데도 말입니다.
자신의 말에 책임을 지는지 어디 지켜보겠습니다.
상황이 불리해지면 언제 그랬느냐며 발뺌을 하겠지요?
독선적이고 독단적인 자치행정과장 같은 사람 때문에 공직사회의
개혁이 늦춰 진다면 우리 모두가 피해자가 될 수 있습니다.
이글에 이의가 있으신 분은 저에게 반박의 글을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제가 개별적으로 더 소상히 알려 드리겠습니다.
차마 못다 한 얘기가 더 많다는 것만 알아주십시오.
제 심정을 이해하시는 분은 저와 함께 투쟁에 참여하여 주십시오.
부당한 사항은 비겁하게 뒤에서 모함하지 마시고 당당하게 요구하시기
바랍니다.
자치행정과장과 지휘부에서는 제가 승진에서 누락되어서
불만을 가진 것이라고 호도할 것입니다.
결단코 제 자신의 문제에 불만이 있어 그런 것은 아닙니다.
평소 저를 접했던 직원들은 저의 생각과 소신을 잘 알 것입니다.
다만 이번 인사위원회의 파행적 운영과정에서 겪은 동료직원간의
비방과 암투의 중심에서 겪은 인간적인 고뇌와 부당한 지시에 맹목적인 충성을
다하느라 한 치 앞의 상황을 내다보지 못한 우리조직의 리더십에
많은 문제가 있기 때문입니다.
부정부패 추방과 공직사회 개혁에 앞장서는
전국공무원노조에 감히 청합니다.
비인격적이고 독선적인 관리자를 공직사회에서 영원히 추방하여 주십시오
그리하여 인정이 넘치는 일할 맛 나는 공직사회를 만들어 주십시오
저도 앞장서겠습니다.
2004. 3. 16.
동해시 자치행정과 심재희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