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민서기로소이다.
민서기 2004/02/27 195
나는?
나는 민서기 로소이다.
국회의원이, 장관이, 병무청 직원이, 세무서직원이 은행원이…
비리를 저질러도,
도둑놈으로 싸잡아 욕을 먹는 민서기로소이다.
보험료가 올라도.
전기요금이 올라도,
‘전화요금이 올라도.
분풀이로 욕먹는 민서기로소이다.
가뭄이들고
홍수가나고
폭설이 와서
비상근무에 밤잠을 설쳐도 게으르다고 욕먹는 민서기로소이다.
산불이 나면
구경하는 주민들을 뒤에두고
칠혹 같은 밤을 헤치고 산으로 올라가야하는
산지기 후예 민서기로 소이다.
태풍이 올라치면
마누라, 자식, 가재도구 다팽개치고
동네사람 그들살림 다칠가봐 장대빗물 맞으며 뒤쳐나가는
쓸개빠진 민서기로소이다.
23살 꽃띠에 시집온 아내에게
해외는커녕 제주도구경한번 못시키는 ……
백화점은 연속극에서나 보고
5천원짜리 길거리 바지에 좋아하는 아내를 보면서
돌아서 한숨짓는 민서기로소이다.
그래도 때로는
귀여운 아들놈 유치원 갈 때
500원 동전으로 두 뺨에 뽀뽀 받는
능력있는 민서기로 소이다.
부모님께 물려받은 산골마을 집한채, 전답 서녀마지기,
맡으면 좌천됐다고하는 민원부서인데
그래도 정부가 이권부서라고 인정하는..
재산등록하는 민서기로소이다.
일요일이면
피곤한척 , 아픈척, 아내 아들 눈치보기
밥상은 오늘따라 왜이리 진수성찬으로 보이는지..
슬거머니 뒷주머니 지갑을 만져봤자
어쩔수없는 공처가 민서기로소이다.
손가락에 피흘리며 알밤 깍아 번돈 7000 원
산나물 뜯어다가 “ 이게 시장에가면 얼마이데”
새벽부터 베낭을 챙기는 아내를 보내고
오늘도 출근하는 고개숙인남자 민서기로소이다.
100 대 1 의 경쟁에서
공무원길을 택했지만
모시적삼 뒷짐지고 욕설하는 주민앞에서
하수구 막힌빗물 뺀다고 흰 사쓰 단벌구두 흙탕물 범벅되는
마당쇠 민서기로소이다.
조합원 다시 읽어도 싸한 글이다. [2004/02/27]
남한산성 저는 영원한 민서기 펜입니다! 민서기님의 글은 한국의 토종같은 구수하고 통증을 치유하는 침같은 글입니다! 그러기에 좋아합니다. 자주 좋은글을 부탁드립니다. 정말 오랬만입니다! 옛날의 필사들의 필명들이 그립군요! 건필하시고, 자주 뵙쓰면 합니다. [2004/02/27]
그림자 울다 지쳐 ! 보고 또 보았습니다. 우리의 현실일진데 왜이리 서글픈지요? 참고 또 참아야 하는 면서기! 그대는 왜 참아야 하는 면서기인가를 돼새겨 봅니다만 목구멍이 포도청이라는 면명석인 궁색함이 전부인걸 ....... 참으로 한심한 인생입니다. 떨쳐일어나 광야의 푸른 창공을 볼냥이면 내 가족을 담보해야 하는데.....그래도 내 아들 딸들에게는........ [2004/02/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