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법적으로 보장된 휴가를 가지 않느냐 하면요
남성공무원들의 재미있어하는 태도가 싫어서 입니다.
막상 여성공무원들이 간다고 해보세요. 어떤말로 수근거릴지 안봐도 비디오 입니다.
보내주지 않아서 못가는게 아닙니다. 꼭 남자상사가 가라고 인심쓰듯이
하는말에 감동받아 고마워하면서 가는게 아닙니다. 가는 사람 기분좋게, 옆에서 지켜보는사람
쿨하게 받아들일수 있는 분위기가 되어야 갈 엄두를 내겠죠.
이 제도 몰랐던 직원들도 많았을 거예요. 뭘 바라겠어요. 출산휴가도 온갖 눈치 다 보면서 갔다온 처지에
아이 낳는것도 죄인인 심정이 되어야 하니 감히 얼마전까지만 해도 엄두도 못냈지요.
이 제도가 언제부터 시행되었는데 왜 이제와서 활발한 논의가 됩니까? 이제는 나 스스로도 누구의 도움도 필요없이갈 용기가 생겼는데..... 이런문제에 신경 써주고 배려해 주는 상사 있었으면 정말 존경했을텐데....
한번도 여성공무원을 진정한 파트너로 생각한 사람 없었읍니다. 발령받아 가는 그 순간 찬밥신세였으니까요.
여자공무원을 자기 소속 직장에 발령 냈다고 노골적으로 화내고 싫어하고 일을 잘 하는지 못하는지 검증도 안된 상태에서 인사부서에 항의하고 이걸 지켜보면서 여자임이 싫었고 자기자신의 한계에 부딪히기도 했습니다.
같이 실수를 해도 여자라서 더 욕먹는 경우도 있었을 겁니다. 휴가 하루쯤 안 가도 좋은데 우리 공직사회에서 조차 여자를 지배하려는 시각, 열등하게 보려는 시각이 변화되었으면 좋겠네요. 여자 공무원이 힘든일을 하지 않으려 한다는 말도 많은 것 같은데 산불같은 업무만 힘들다고 생각지 않습니다. 하루종일 창구에서서 말 안통하는 민원인 상대하는 것도 역시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여자라서 보호받으려 하고 힘든일 하지 않으려 한다는 선입견 들지 않게 우리스스로도 노력해야 되고,
우리 여성공무원들도 자기 발전을 위해서라도 프로의식이 있어야겠지만 여자가 앞서나가는 것을 참지못하는 본능적인 남성우월 의식도 부인못하리라 생각합니다. 앞으로 내 여동생, 내딸이 근무하게 될지도 모르는 일터입니다.
근본적인 여성 남성의 대립구도를 허물고 타성에게 진심으로 마음을 열 수 있다면 가라느니 가지말라느니 하는 얘기조차 할 필요성이 없겠지요. 여성과 남성이 서로 보완하는 관계가 아니라 늘 싸워야 한다는 강박관념에서 못 벗어난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